사광과 측면광 Intro
순광보다 광선에서 가장 좋은 광선이 사광과 측면광이다. 피사체의 앞면 좌우와 뒷면 좌우, 그리고 측면에서 들어오는 이 광선들은 사진의 입체감을 표현하는데 가장 적합하다. 사광과 측면광은 피사체의 그림자를 만들고, 명암이 극명하게 대비되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화면에 골고루 퍼져 사진의 분위기를 한껏 돋아주고, 피사체의 질감을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피사체를 객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이 빛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사광이나 측면광은 그림자를 만들기 때문에 예술성은 풍부해지지만, 기록성과 사실성의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광과 측면광 Tip
태양의 광선 방향은 사람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지만, 촬영자의 위치는 바꿀 수 있어 순광의 광선을 방향을 촬영자가 움직여 사광이나 측면광으로 얼마든지 바꿔서 촬영할 수 있다. 물론 피사체를 움직일 수 없는 큰 산이나 자연풍경 등은 촬영자의 위치를 조금 바꾼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건물이나 사람 등 촬영자가 조금만 발품을 팔아 정면의 광선을 좌우 방향이나 45도의 광선으로 바꾼다면 피사체를 훨씬 좋은 이미지로 담을 수 있다. 촬영자가 순광일 땐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의 위치를 변화시켜 광선 방향을 정면이 아닌 다른 광선으로 만들어 촬영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피사체는 티베트 불교를 상징하는 ‘마니차’라는 것이다. 이 원통 안에 불경이 들어 있어 손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불경을 읽는 효과가 나타나 티베트 사람들은 마니차를 돌린다. 좋은 사진을 촬영하려면 어느 정도 피사체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빛은 역사광을 이용해 빛의 계조를 다양하게 구성하였다. 직사광선을 받은 부분은 하이라이트로 빛나고, 배경은 어둡게 떨어져 입체감과 원근감이 풍부해졌다. 이처럼 사광은 순광과 달리 사진의 빛을 풍성하게 하고, 감정 이입에 탁월한 광선이다. 자칫 밋밋해지기 쉬운 순광을 피해 사광으로 마니차를 촬영하니, 종교의 신비로움과 경건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좌측에 있는 나무와 집을 중심으로 빛은 오른쪽 역사광 방향에서 들어온다. 시간대는 오후이고 늦가을이라서 빛의 강도와 위치가 그림자를 길게 만들기에 최적이다. 노랗게 농익은 단풍나무가 하이라이트 부분이고, 그 뒤로 집과 그림자로 어둡게 표현되었다. 무엇보다 길을 따라 걷는 두 사람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사광의 효과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만약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이 중요한 건축물과 동반된다면 당연히 순광으로 기록해야 하지만, 사진은 가을 분위기만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순광을 배제하고, 오히려 사광을 통해 한적하고 평화로운 가을의 오후 풍경을 표현하고 있다.
사막 사진은 누구나 한 번쯤 촬영하고 싶은 피사체이다. 광활한 모래 곡선의 미학이 산처럼 겹겹이 쌓여 독특한 풍경을 빚어낸다. 사막 사진에서 주의할 점은 빛의 광선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12시~4시 사이에는 순광을 피해 촬영해야 한다. 안 그러면 모래의 색이 흰색이 더해져 붉은색이 없어진다. 그리고 사막의 모래의 곡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빛을 순광이 아니 사광이나 측면광을 이용해야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모래 곡선과 그림자를 함께 촬영할 수 있다. 그리고 좀 더 드라마틱한 사진을 얻고 싶을 땐 바람이 만든 모래 곡선 위로 자신의 발자국을 함께 촬영하면 좋다.
인물 촬영도 마찬가지로 순광으로 촬영하면 빛이 얼굴 골고루 퍼져 입체감이 부족해진다. 이런 밋밋한 광선을 극복하기 위해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측면광을 이용하면 빛은 훨씬 부드럽고 은은해져 고요한 실내 분위기와 인물을 묘사할 수 있다. 피사체를 기준으로 왼쪽 창가에서 빛이 측면광으로 들어온다. 사람의 왼쪽이 하이라이트이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빛이 어두워진다. 보통 창 넓은 카페에서 인물을 촬영할 때 창을 옆에 놓고 촬영하면 빛의 농담이 풍부해서 감성이 풍부한 인물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그리고 찻잔에서 올라오는 수증기가 빛을 받아 하얗게 표현되고, 사람의 얼굴에서 다양한 빛의 세기가 표현돼 느낌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저녁 준비로 마당 한가운데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목조 건물과 연기를 표현하는 것이 이 사진의 포인트다. 순광의 빛을 선택하면 연기의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 없고, 역광으로 하면 연기의 느낌은 좋지만, 집 안의 풍경이 검게 표현되기 때문에 이 광선도 배제해야 한다. 이럴 때 사진처럼 왼쪽 측면광을 이용하면 연기와 집 안의 내부요소들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비스듬히 파고드는 햇살과 마당을 오가는 닭과 현지인들의 살림살이 등이 자연스럽게 프레임에 녹아들어 감성 있는 사진이 된다.
뜨거운 여름날, 정오의 사진은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자들에게는 어려운 시간대이자 빛의 광선도 최악이다. 베이징 올림픽 수영장처럼 건축물을 촬영할 땐 더욱 그렇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가 수영에서 금메달을 땄고, 그 이미지를 만들려고 수영장 사진을 촬영하러 갔다. 그런데 빛이 정오다. 원래 건축물은 순광으로 촬영해야 기록적이고 사실적인 느낌이 들지만, 이곳에서는 도저히 순광만으로 촬영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수영장 유리와 파란 하늘색에서 힌트를 얻어 수영장 모서리로 이동해 왼쪽은 순광을, 오른쪽은 사광을 이용해 촬영했다. 그 결과 왼쪽은 흰색이 더해진 파란색이고, 오른쪽은 검은 그림자가 들어간 탁한 푸른색, 하늘은 짙은 푸른색으로 표현돼 다양한 블루를 표현하였다.
빛이 부챗살처럼 퍼져나가게 촬영할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유리가 있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교회나 성당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잘 공략하면 부챗살 모양의 빛을 촬영할 수 있다. 작은 틈으로 들어오는 빛이 넓은 공간을 만나는 순간 부챗살 모양의 빛이 확산하여 멋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이 사진도 오른쪽 측면광을 이용해 부챗살의 빛을 담고, 빛이 벽에 닿아 교회 내부라는 것을 표현하였다. 빛의 방향이 역광 쪽으로 돌아서면 내부가 어두워 정보를 줄 수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빛을 사광이나 측면광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 사진은 빛의 방향이 조금 복잡하다. 항아리 뒤에 있는 문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데, 이 방향은 역광이고, 오른쪽 문을 보면 붉은빛이 도는데, 역사광으로 저녁 무렵의 노을빛이 들어온다. 이럴 때 빛의 광량을 여닫이문을 통해 조절한다. 문을 많이 열면 항아리 쪽으로 빛이 많이 들어오고, 닫으면 적게 들어온다. 그리고 사광으로 들어오는 붉은빛을 잡기 위해선 빗장에 빛이 닿도록 문을 적당하게 여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오른쪽 항아리에 빛이 많이 들어가 아래에 있는 항아리가 패턴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굳이 빛이 전체적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밝은 쪽의 항아리를 통해 하얀 무명으로 뚜껑을 싼 항아리들을 개연성으로 추측할 수 있게 한다.
플랫 홈에서 신문을 보면서 열차를 기다리는 여자의 모습을 담았다. 빛의 방향은 여자를 중심으로 오른쪽 어깨 뒤에서 역사광으로 들어온다. 여자의 오른쪽 부분은 하이라이트로 빛나고 반대쪽은 어둡게 떨어진다. 바닥에서 반사광이 일어나 신문에 쓰여 있는 글자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을 만큼 노출을 맞추고, 플랫 홈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여자의 모습을 역사광으로 차분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때 얼굴은 자세히 보이지 않아도 된다. 이 여자가 중요한 인물이라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 순광을 택하지만, 그냥 일반인이기 때문에 외형적으로 성별만 구분할 정도면 충분하다.
낙동강의 한 줄기인 영주의 내성천과 그 위에 놓인 S자 형태의 외나무다리로 남녀가 차례대로 걷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다. 빛의 방향은 오른쪽 역사광으로 들어와 사람과 나무에 반사가 일어나고 있다. 사람을 중심으로 뒤로는 빛이 역사광이라 나무 위가 빛이 나고, 외나무다리도 빛을 담고 있다. 하지만 나무 아래와 다리 쪽에는 그늘이 져 명암의 대비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만약 사람이 중요하다면 좀 더 가까이에서 촬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일반인이고 여행 사진은 풍경 속에 사람을 작게 담아야 전체적인 분위기가 훼손되지 않고 잘 표현된다.
대나무 사진을 어떤 광선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까? 사진은 왼쪽에서 들어오는 측면광을 이용하였다. 그러다 보니 빛이 닿는 하이라이트 부분은 빛이 강해 하얗게 빛나고, 반대쪽은 검게 떨어져 대나무마다 빛의 명암이 달라 재미있는 사진을 얻었다. 만약 순광으로 촬영했다면 대나무의 색은 잘 표현되지만, 빛의 명암이 없어 밋밋할 것이다. 측면광을 잘 이용하면 대나무에 명암을 줘서 대나무의 느낌을 달리 할 수 있다. 누구나 다 알고 있거나 추측이 가능한 피사체는 되도록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세련된 사진 촬영 기법이다.
짙푸른 지중해와 하얀 파라솔 그리고 소담스러운 화분 하나가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바람이 불어 물결은 일렁이고, 빛은 오른쪽 역사광 방향으로 들어와 전체 분위기가 로맨틱하다. 색은 빛이 닿는 부분과 닿지 않는 부분이 다르게 나타난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파라솔 오른쪽 부분에 빛이 닿아 흰색에다 노란 색감이 들어갔고, 화분의 꽃들도 빛을 받아 파릇한 생명력이 돋보인다. 하지만 빛이 없는 하얀색의 벽과 바다는 탁한 색감을 나타내 극명하게 명암과 색감이 대조를 이룬다. 이처럼 빛의 몇 줌이 사진의 전체 분위기를 좌우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스페인 세고비아의 로마 수로교이다. 과거 로마제국은 식민 도시를 건설하고 그곳에 포도과 물을 황제의 시혜라고 해서 제공하였다. 이 수로교는 세고비아 주변에 있는 산에서 물을 끌어와 시민들에게 로마가 베푼 상징물이다. 사진은 오른쪽에서 들어오는 측면광을 이용했다. 그 결과 오른쪽은 로마 시대 때 건축된 수로교의 거대한 돌을 담았고, 왼쪽은 수로교의 아치 형태를 담기 위해 광장 바닥에 비친 그림자를 이용하였다. 수로교를 정면에서 촬영하면 웅장한 느낌과 사실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지만, 측면광을 이용하면 돌의 질감과 그림자를 통해 또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남들과 조금은 다른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면 빛의 방향과 위치를 변경하면 자신만의 세고비아 수로교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 것이다.
대리석 바닥에 빛이 닿으니 색감이 더욱 노랗게 물들고, 그 위로 어머니와 아들이 손잡고 걷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좁은 길이 바로 예수가 십자가를 메고 순교 장소로 걸어가던 돌로사 길이다. 사진의 피사체는 성모 마리아와 어린 예수의 모습이고, 세월의 깊이는 닳아 문드러진 바닥이 대신한다. 이런 묘한 분위기를 잘 표현하기 위해 사람의 키보다 훨씬 큰 그림자를 길의 주인공으로 선택하였다. 오른쪽에서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은 그림자를 길게 만들었고, 사람들은 강한 빛을 받으며 뒤 마치 선지자처럼 빛을 헤치고 나간다. 이런 사진은 절대적으로 어느 정도의 지식과 감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기독교 신자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지식이 있으면 돌로사 길을 걷는 예수와 그를 따르는 어머니와 수많은 사람의 느낌을 그림자로 표현할 수 있다.
사진은 운조루 부엌에 있는 항아리와 기름병을 촬영한 것이다. 여닫이문을 조절해 빛의 광량을 조절하고, 빛의 방향도 왼쪽에서 들어오는 측면광을 이용하였다. 부엌은 어머니들의 공간이기 때문에 어머니의 푸근한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벽에 걸린 하얀색의 똬리와 선반 위에 놓인 살림살이 등을 은은한 자연광을 이용한 것이다. 노출이 어두워 ISO를 높여 인공광(스트로브)을 사용하지 않았다. 어둡다고 무턱대고 인공광을 쓰게 되면 항아리나 유리에 반짝거림이 생겨 인위적인 느낌이 들 수 있다. 되도록 자연광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인공광을 쓰면 피사체를 좀 더 자세하게 볼 수 있지만, 분위기가 다소 어색해진다.
12월 말 오후 4시인데도 불구하고 일몰 시각이 짧아서 오른쪽 역사광으로 들어오는 빛이 붉다. 나무와 돌 같은 피사체의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빛, 몇 줌이 필요하지만, 순광일 경우 반사가 심하고, 직사광선이기 때문에 오히려 피사체의 질감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리고 사광을 이용하면 겨울 햇살이 부드러워서 나무의 질감과 따뜻한 느낌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빛을 받은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의 색감이 다르고, 역사광을 통해 사진의 명암도 다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행사진 100배 잘 찍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사진 ‘새벽빛’ 100배 잘 찍기 (1) | 2023.12.08 |
---|---|
여행사진 ‘실루엣’ 100배 잘 찍기 (1) | 2023.12.01 |
여행사진 '빛과 그림자' 100배 잘 찍기 (3) | 2023.11.28 |
여행사진 '역광'으로 100배 잘 찍기 (2) | 2023.11.25 |
여행사진 '순광' 100배 잘 찍기 (1) | 2023.11.17 |